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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 첫 변리사 1차 시험 도전기 (15.01~16.02)변리사 수험기 2021. 1. 23. 12:58
공부 길들이기
'그동안 너무 노는 버릇이 들어서 일까요?' 변리사 시험 도전을 마음 먹었음에도, 공부에만 전념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저는 수험에 대한 정보가 너무나도 없어서 처음 시작을, 민법을 인강으로 시작했습니다. 새로운 학문에 대한 흥미도 잠시, 매일 적게는 4~5개나되는 강의를 인강으로 듣는 것은 곤욕이더군요. 때마침 저의 친구들 사이에서는 '디아블로 3'라는 게임이 유행했는데, 어느 순간 저의 일과는 인강을 의무적으로 듣고, '디아블로 3'를 플레이하는 것이 되었습니다.
사실 이런 놀자 마인드도 전혀 근거가 없던 것은 아니었는데, 저는 운좋게 변리사 시험 이전 가장 공부를 많이했던 고등학교 시절에 자연과학 4과목을 전부 공부했던 케이스입니다. 자연과학의 이론 내용은 새롭게 배울 필요가 없었던 이유 때문에, 근거 없는 변리사 1차 시험에 대한 자만심을 가졌던 모양입니다.
다만, 시험이 다가오자 '내 인생을 건 시험에서 이렇게 나태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고시생인지 아닌지 하는 허송 세월하는 시간도 어언 2달이 흘러 4월 중순이 도래했습니다. 법학 과목은 휘발성이 매우 강해서, 민법을 인강으로 완강했음에도 전혀 내용에 대한 감이 잡히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이대로는 죽도 밥도 안되겠다는 생각에 무작정 변리사 학원이 밀집한 역삼역으로 향했고, 5월 실강을 들으면서 학원 스케쥴에 따라 저의 리듬을 본격 공부 모드로 맞춰 나가야겠다는 결심을 했습니다.
5월에 제가 수강한 과목은 '민법 중급강의'였는데, 사실 '민법 기본강의'를 제대로 수강했다면 들을 필요가 없는 과목이었습니다. 다만, '민법 기본강의'를 인강을 통해 의무적으로 듣기만 했던 저에게는 매우 유익했던 강의였습니다. 내용을 다시 복습하면서 민법에 대한 체계가 잡혔고, 법 공부에 대한 재미가 생기면서 본격적으로 고시생처럼 공부할 수 있게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수험생 테가 나기 시작한 5월
제 개인적인 수험기이기 때문에, 제가 수강한 강사님들의 실명을 언급하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수강한 민법 중급강의는 이상윤 교수님의 강의였습니다. 강의를 선택한 다른 이유는 없었고, 학원에서 살펴본 책이 마음에 들었던 이유가 가장 컸습니다. 다른 교수님의 강의를 들어보지 않아 객관적 비교는 어렵겠으나, 이상윤 교수님의 강의는 수험에 적합한 강의라고 생각합니다. 객관식 답을 맞추기 위해 필요한 내용만을 컴팩트하게 가르쳐주시면서, 강의 외에 전체적인 1차 시험 합격을 위한 조언도 아끼지 않으셨습니다.
교수님의 가장 기억에 남는 말은 '고시생 모독죄'였으며, 일종의 업보처럼 '시간을 헛투로 쓰거나 공부 이외의 나쁜 마음을 먹게 되는 경우 등'의 행동들이 시험 점수에 반영된다는 말씀이셨습니다. 저는 이 것을 항상 마음에 두고 2차 시험 합격 때까지 항상 자기 반성하며 공부에 임했습니다.
교수님은 수강하는 강의 외에 '시험에 임박해서 모의고사 체험하기' 및 '최신 판례 챙기기' 등의 당부도 하셨는데, 시험에 있어서 정말 도움이 되는 말씀이었습니다.
한 달여간의 민법 중급강의 수강을 마치고, 특허 기본강의, 디자인 기본강의, 상표 기본강의 순서로 강의를 들었습니다. 민법 강의 외에 산업재산권에 대한 강의는 변리사님들이 직접 강의를 하시는데, 실제 업계에서 종사하시면서 겪은 일담들을 강의 중간중간에 해주셔서 매우 즐겁게 강의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특허: 임병웅 변리사님, 디자인: 김인배 변리사님, 상표: 박종태 변리사님)
민법 중급강의 수강 이후의 공부는 앞서 '변리사 1차 시험에 대한 소개'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각 과목의 기본강의를 수강할때마다 이전 수강한 과목을 정리해야되는 공부가 더해지므로, 공부의 양은 점점 증가하는 형태입니다. 여기에 기본강의 수강을 마친 과목에 대한 문제풀이까지 병행되어야 합니다. 다만, 공부에 대한 탄력만 붙으면 이러한 혹독한 공부도 수월하게 해나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수강한 강사님들 외에도 다른 강사님들이 매우 많지만, 보통 대세 강사님의 강의를 듣는 것이 안정적으로 1차 시험을 합격하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물론 저의 변리사 1차 수험생 시절과 달리 지금은 또 어떤 강사님이 대세로 바뀌었는지에 대한 정확한 정보는 학원 홈페이지 등에서 직접 체감해보시길 바랍니다.
기다리던 1차 시험, 기다린 결과
1차 시험 준비는 사실 저에게 큰 굴곡 없이 지나갔습니다. 왜냐하면, 객관식 시험은 저에게 너무 익숙했던 시험이고, 1차 시험 합격의 KEY인 자연과학이 잘 준비되어 있었던 탓에 각 과목의 강사님들이 하라고 주문하신 공부의 방법 및 내용만 잘 따라가서 모의고사에서도 괜찮은 성적을 얻었습니다.
시험 1주 전, 시험을 위한 막판 준비 책자가 학원에 비치됩니다.
저는 제 개인적 특성상 공부를 남들과 같이 못하고, 주위에 누가 있는 경우에도 공부가 잘되지 않아 집에서 공부를 했었습니다. 준비 책자가 학원에 비치됐다는 소식에 먼저 그것을 보고 시험 막판 준비를 하기 위해, 차를 운전해서 학원을 가려고하던 와중 주차되어 있던 다른 차를 긁고 말았습니다.
난생 처음 해보는 보험 접수 등을 변리사 1차 시험 1주일 전에 하게 되었습니다. 추위에 벌벌 떨며, '내가 고시생 모독죄에 걸렸구나'라고 그 당시 생각한 기억이 납니다. 우여곡절 끝에 사고를 잘 마무리하고, 다시 마인드 컨트롤을 하면서 마지막 1주일을 공부했습니다.
마지막 1주일은 1) 각 과목의 핵심 정리 노트, 2) 오답노트 및 3) 최신판례만 보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시험 전날 자리에 일찍 누웠지만, 잠은 왜그렇게 오지 않는 것일까요. 거의 뜬눈으로 밤을 지새다싶이 하다 결국 잠에 들고 긴장된 상태로 첫 1차 시험을 치뤘습니다.
53회 제1차 시험의 결과 평균 80점이 근소하게 넘는 점수였고, 지난 시험들의 합격 평균을 고려할때 안심하고 2차 시험 공부에 돌입할 수 있었습니다. 53회 제1차 변리사 시험 결과 합격 커트라인이 75점에 형성되었고, 이 합격 커트는 그 이전 시험 대비 최고점이었으나, 안정적으로 합격할 수 있었습니다.
저의 1차 시험 합격 원인을 정리해 본다면,
첫째, 자연과학입니다. 저는 두번의 1차 시험(53회 55회)에서 모두 자연과학에서 높은 득점을 하여 안정적으로 2차 시험에 돌입할 수 있었습니다. 자연과학은 변리사 1차 시험의 가장 중요한 과목으로, 4과목을 모두 공부하실 것을 추천드립니다. 만약 자연과학에 대한 기초가 전혀 없으시면, 지구과학 -> 생물 -> 물리 -> 화학 순으로 공부하시길 추천드립니다. 다만, 생물에는 너무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 마시고, 1일 정도에 이뤄지는 핵심정리 과목을 수강하시고, 그 내용만 공부하시길 추천 드립니다. 화학보다 물리를 추천드리는 이유는, 변리사 1차 시험에서의 난이도 측면에서 물리가 화학보다 상대적으로 매우 쉽습니다. 공부의 양 측면에서도 주요한 공식 및 개념을 몇개 알면 모두 풀 수 있는 물리가 화학보다 더 양이 적습니다.
둘째, 강사님이 주문하는 것을 그대로 하는 버릇입니다. 1차는 정말로 강사님들이 주문하는 사항을 그대로 하면, 합격에 이를 수 있습니다. 강의 수강 후 스스로 개념 정리, 모의고사 보기 및 최신 판례 자료 꼭 챙겨 보기 등 놓치기 쉬운 주문 사항들을 기억해서 꼭 그대로 하는 습관만 있으면 1차를 합격하실 수 있습니다.
너무 오랜 시간이 지나서 복기를 하려니, 제 수험 생활 중 큰 사건들만 기억나고 세세히 기억나지 않는 점도 있는 것 같습니다. 너무 많은 공부 방법 및 공부 내용을 글로 전달하기도 쉽지 않다고 생각되기도 합니다. 변리사 1차 시험 또는 제 1차 수험생활에 대해 궁금하신 점들을 댓글에 기재해주시면, 언제든지 기쁜 마음에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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